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화와 관련된 질환의 유병률 역시 증가하는 추세인데,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노인성 치매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치매 유병률은 2020년 10.3%로 2050년에는 16.1%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치매 유병률의 증가는 곧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져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치매관리비용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2015년 전 세계 치매관리비는 210조 4,88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 세계 GDP의 1.09%를 차지한다.1
치매는 알츠하이머(Alzheimer’s disease)와 뇌혈관성 치매(cerebrovascular dementia)로 가장 흔히 발생하게 되고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루이제 치매(Lewy body disorder),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에 의해서도 치매 증후군(dementia syndrome)을 동반할 수 있다.2 또한, 만성질환이나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에 의한 인지력 저하로 치매를 동반할 수 있는데,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특히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임상 증상만으로 치매라고 판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3 가장 흔한 치매 증후군의 증상은 기억, 사고, 언어, 학습, 공간 인지, 실행 능력 저하 등 복합적인 기능이 저하되는 인지력 감소(cognitive impairment)가 나타난다.4 인지력 감소는 곧 신체기능 저하로 혼자 가능한 일이 줄어들고 보호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장애로 인한 고립은 우울증을 동반하여 치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치매는 식행동에도 영향을 주어 식사량과 식사 형태가 변하게 되고 이는 곧 체중감소로 이어져 영양불량의 위험요인이 된다. 실제로도 시설의 치매환자 영양불량 유병률은 58.9%까지 보고되고 있다.5 따라서, 이 종설에서는 치매환자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영양문제들을 살펴보고, 유럽정맥경장영양학회(European Society of Parenteral and Enteral Nutrition, ESPEN)에서 제시하고 있는 치매환자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치매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체중감소이다. 체중감소의 일차원적 원인은 인지력 저하로 인한 식사량 감소가 있을 수는 있고, 그 외에도 알츠하이머 질병 진행 단계에서 측두엽이 위축되고, 변연계가 손상되면서 식욕 감소와 식행동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기전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발견되는 apolipoprotein E-e4 증가가 체중감소에 영향을 주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물질 증가가 후각을 변화시켜 식욕저하로 인한 체중감소가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치매환자에서 단계별로 나타날 수 있는 영양문제들은 다음과 같다(Table 1). 치매 초기 단계에는 쇼핑 등의 물건구매가 불가능해지고, 음식준비가 어려워진다.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음식을 어떤 도구로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먹는지 잊어버리는 실행 장애가 온다. 그리고, 자주 흥분하거나 과잉 행동으로 식사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렵게 되며 마지막에는 연하장애가 발생하여 요구량에 맞게 충분한 식사를 섭취하는 것이 어렵다. 치매환자에서 연하장애 발생은 매우 흔하며 연하장애 발생률은 13%∼57%로 보고된다.6 치매 말기 단계에서는 아예 식사 자체를 거부하기 때문에 영양불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경장영양 등의 적절한 영양지원 방법이 시도되어야 한다. 이렇게 체중감소와 영양문제들로 치매환자에서 영양불량은 흔히 발생할 수 있으며, 체중감소뿐 아니라 근육량 감소까지 동반되어 기능 저하가 더 악화된다. 이는 곧 노쇠(frailty)로 진행되어 이환률과 사망률까지 영향을 준다.7 실제로도 요양병원 등의 치매환자 중 body mass index (BMI)가 높은 그룹(18.5∼22.9 kg/m2)보다 BMI가 낮은 그룹(<18.5 kg/m2)의 환자들이 사망률이 높았고,8 식사섭취량의 급격한 감소는 6개월 이내 사망 예측인자로 사용된다.9
Nutritional problems according to stages of dementia
Nutritional problems | Stage of dementia |
---|---|
Olfactory and taste dysfunction | Preclinical and early stages |
Attention deficit | Mild to moderate |
Executive functions deficit: shopping, preparing food etc. | Mild to moderate |
Impaired decision making ability: slowdown in food choice, reduced intake | Mild to moderate |
Dyspraxia: coordination disorder, loss of eating skills | Moderate to severe |
Agnosia: loss of ability to recognize objects | Moderate to severe |
Behavioral problems: wandering, agitation, disturbed eating behavior | Moderate to severe |
Dysphagia | Moderate to severe |
Refusal to eat | Severe |
뇌는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고 신경전달물질의 전구체 합성에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 티아민, 엽산,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소 결핍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이 영양소들의 결핍이 직접적인 인지장애에 영향을 주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한다.10 건강한 노인에서 특정 영양소의 섭취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이미 치매가 진행된 환자에서 특정 영양소 결핍을 보충하는 것은 인지능력 회복에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11
앞에서 언급했듯이 치매환자에서 체중감소 및 영양불량은 이환율과 사망률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주기적인 영양검색과 영양판정을 시행하고, 적절한 영양공급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양검색 도구는 mini nutritional assessment short form (MNA-SF)으로 6개의 질문으로 빠른 시간에 선별할 수 있다.12 항목에는 식사량의 변화, 몸무게 변화, 거동능력, 정신적 스트레스 또는 급성질환 경력, 치매 여부, BMI로 구성되어 있다. 영양검색도구로 빠르게 영양불량 정도를 선별한 후에는 정확하고 면밀한 개인별 영양판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원래 노인환자에서는 포괄평가(comprehensive nutritional assessment)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치매 중등도 이상에서는 평가가 쉽지 않다. 따라서, 중등도 이상의 치매환자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정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The Aversive Feeding Behavior Inventory,13 The Edinburgh Feeding Evaluation in Dementia Questionnaire,14 The Eating Behavior Scale15로 총 3가지이며, 환자의 치매 단계에 따라 섭취 시 문제점, 섭취 능력 등을 평가하는 도구이다. 환자를 초기에 영양검색과 영양판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특히, 치매 환자에서는 체중감소가 흔하기 때문에 체중 모니터링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체중 측정의 시기는 환자별로 다를 수 있지만, 최소 3개월에 1회 측정을 권장하고 있으며, 만약 환자가 체중감소가 있었다면 월 1회 체중 측정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치매환자의 체중 감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또한 하루 3회 식사 외에 추가로 간식을 제공하는 것이 좋고,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맛, 모양, 색상, 풍미 등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16 특히, 음식을 핑거푸드 형태로 제공하면 환자가 식기도구 없이 쉽고 언제든지 섭취 가능하여 좋다. 보통 건강한 사람에서 치매 예방식단으로 지중해식(과일, 야채, 콩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생선과 유제품으로 구성) 섭취를 권장하고 있지만,11 치매가 이미 진행된 환자에서 지중해식은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치매뿐 아니라 노인환자에서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불필요한 엄격한 식사요법 처방은 오히려 영양불량을 초래할 수 있고, 식사요법 실천이 환자의 임상효과에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환자가 원하는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하는 것은 치매환자의 영양불량 예방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단백질 제한은 환자 상황에 따라 필요한 상황이므로 개인별 식사요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섭취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식사섭취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작곤란, 연하곤란 등으로 식품 선택의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음식을 다지거나 부드러운 음식으로 제공하고, 연하곤란이 있을 경우 점증제를 활용한 식사제공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강관리와 삼킴 재활치료 등이 동반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매환자는 다량 약물 복용(polypharmacy)에 의한 부작용으로 구강건조증(xerostomia)이 올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약물 검색을 통한 불필요한 약물 제거를 해야 한다. 치매환자의 경우 우울증 등의 정신적인 문제로 섭취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보호자의 정서적인 지지와 적절한 그룹운동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예전보다 행동에 제약이 많이 생겨 장 운동 감소로 변비 등의 위장장애가 발생하면 식사량 감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은 치매환자의 식사량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식욕촉진제는 식사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주로 cannabinoids (dronabinol), megestrol acetate가 사용된다. 알츠하이머 환자 12명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dronabinol 6주 투여 후 체중과 삼두근 피부 두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고,17 치매 진단 후 식욕장애가 있는 40명을 대상으로 dronabinol을 투여 후 식사량이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18 그러나, Megesterol의 효과는 상반된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치매 환자에서 식욕촉진제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항우울제 약물 중 Mirtazapin 복용은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가 보고되기는 했지만,19 식욕촉진에 대한 기전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약물의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아직은 치매환자에서 식욕촉진제 사용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지방산, 아미노산, 비타민 B 복합체 등 일부 특정 영양소는 뇌 조직에서 세포막 구성성분, 신경전달물질 전구체, 대사과정의 보조인자로 뇌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비타민 E, 셀레늄, 구리 등의 항산화 영양소는 뇌 조직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에서 이런 특정 영양소 섭취가 치매 예방에는 도움될 수 있으나 치매 치료나 치매 개선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더 많아 특정 영양소 보충을 권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용량 보충으로 잠재적인 독성을 고려해야 한다(Table 2).20-26 따라서, 균형 잡힌 식사 내에서 모든 영양소를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Results of studies on nutrients supplementation in dementia
Nutrients | Functions | Results |
---|---|---|
Omega-3 fatty acids20 | Anti-inflammatory effects | • Not improved cognition |
Thiamine (vitamin B1)21 | Prevention of cognitive decline | • No reliable evidence |
Vitamin B6, vitamin B12, folic acid22 | Reduce homecysteine levela | • No reliable evidence |
Vitamin E23 | Antioxidative effect | • Not improved cognition |
Selenium, copper24,25 | Antioxidative effect | • No reliable evidence |
Vitamin D26 | Neuroprotective functions | • No reliable evidence |
aHyperhomocysteinaemia has been suggested as a cause or mechanism in the development of Alzheimer’s disease.
치매가 악화됨에 따라 일반식사만으로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혹은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라면 다음과 같은 영양지원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영양보충음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이 골고루 구성되어 있는 균형식이다. 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27 ONS 보충 후 체중변화율에 대한 연구 11건을 분석한 결과, 5개 연구에서는 체중이 평균 3.43% 증가하였고(2.08%∼4.78%), 4개 연구에서는 BMI가 1.15 kg/m2이 증가하였다(0.48∼1.82 kg/m2). 그 외에도 MNA 영양검색 도구를 이용하여 영양상태를 평가한 결과 영양상태가 매우 개선되었고, 이중에너지 X-선 흡수측정법(DEXA)으로 측정 결과 제지방(fat free mass)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여28 ESPEN 가이드라인에서는 체중 증가에 ONS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ONS가 인지력을 개선시키거나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고 한다. 인지력 검사를 위해 Mini Mental State Examination을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 ONS 보충이 인지력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기능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일상생활능력(activity of daily living)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29 따라서, 영양상태를 개선하면 전반적인 상태와 기능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없었다. 국외에는 ONS에 ω-3 지방산, 비타민 E, 비타민 C, 비타민 B6, 비타민 B12, 엽산 등 특정 영양소를 추가한 치매환자를 위한 제품이 나오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고는 있지만 어떤 특정 영양소를 추가로 보충했다 하여 인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3
경구 섭취량이 현저하게 줄거나, 감염 등 급성질환이 동반되어 식욕부진이 지속되거나, 연하곤란 장애가 심하거나, 섬망(delirium)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바로 경장영양을 시도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또는 환자 영양요구량의 50% 이상 섭취할 수 없는 기간이 10일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면 경장영양을 시작해야 하며 만약 환자가 4주 이내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것을 예상한다면 비위관(naso gastric) 경장영양보다 경피내시경하위루술(percutaneous endoscopic gastrostomy)을 권장한다. 위 잔여량 확인, 설사, 구토 등의 부적응증 등 주기적인 경장영양 모니터링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중증치매 환자에서 경장영양을 적용해야 하는 근거는 없으나, 조금이라도 환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경장영양 시도를 하는 것이 좋다.
정맥영양 역시 치매환자에서 적용해야 하는 근거는 없다. 정맥영양 적응증은 구강 섭취가 불가능하고, 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10일 이내 짧은 기간 동안 영양공급이 필요한 경우, 기존에 중심정맥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시도를 해볼 만하다. 그러나, 장을 사용가능한 환자라면 정맥영양보다 경장영양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추가적으로 연하곤란이 있거나 경구섭취가 불가능한 경우 탈수 예방을 위해 수액을 통한 수분섭취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가 발열이나 설사로 충분한 수분 공급이 되어야 할 경우 정맥주사(intravenous)를 통해 수분이 반드시 보충되어야 한다.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환자 비율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환자들은 종합병원보다 요양병원이나 장기 요양시설 등에서 관리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치매는 영양불량에 매우 취약한 그룹으로 보다 적극적인 영양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 종설을 통해 요양병원이나 장기 요양시설에 있는 의료진들이 치매 영양관리에 대한 필요성과 관심을 가져다 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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